#1 FinAir AY041편(인천발 헬싱키Transfer to 베를린)
4/9 출발
헬싱키까지 총 7039Km나 된다. 이런 먼길은 태어나서 처음 가본다. 나에겐 우주여행만큼이나 먼길. 거기에 혼자서 가는데다가 헬싱키라는 산타할아버지가 자일리톨씹는 동네에서 트렌스퍼까지 해야 한다.
9:40 핀에어를 타니까 정말 북구의 백발 승무원이 "웰컴"하며 맞아주었다. 태어나서 해 한번 못받은 사람처럼 하얗고 머리는 샛노란 금발에 푸르른 눈동자의 아줌마 승무원. 인형같이 생겨서 신기했다.
자리에 앉았다. 애기울음소리가 나서 둘러보니 부모는 핀란드사람 같은데 딱봐도 우리나라 아기들이다. 입양되는 아이들 같아서 씁쓸했다. 형제가 모두 동양인이었던걸로 기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키워줄 부모를 찾지못해서 어린나이에 7039KM나 날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이 아이들이 비행9시간동안 울어서 너무 힘들었다. 지금생각해보니...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들이 낯선 곳으로 떠나는 걸 알고서는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시끄러워서 너무 짜증이 났었다....)
핀에어는 시설이 아주 좋았다. 자리마다 앞에는 AV장치가 달려 있었다. 그 안에는 여러가지 영화, 드라마, 한국영화'모던보이', 음악-신화노래 중 제목이 이상해서 보니'Dashi han beon man♬' (이런 찌질한 제목이!!)너무 웃겼다.
13:45 몽골쯤의 InKurts라는 곳을 10668Km 상공을 날고 있다. 이제 어떻게 5시간을 더가지? 너무 지루했다.
이때 터득한 비행기에서 잘자는 방법!
1 재미없는 영화를 틀어놓고 2 긴장을 풀고 3 눈가리게 또는 선글라스를 쓴다
17:00 속이 부글거린다. 난 항상 긴장하면 배가 아프다. "Hot water please~"라고 했는데 오지 않는다. 기다리는 동안 기내 면세품 목록을 봤다. 아...탁월한 상품은 핀에어 면세품 안내잡지 84번 LA Tweez 였다. 이게 뭐냐면 눈썹을 다듬을 수 있는 족집게인데, 족집게 두개의 다리 사이에 불빛이 나오는 신기한 족집게였다. 가격은 22000원 정도! 흠...하나 찍어두었다.
17:35 따듯한 물을 한 10분 기다려서 받고, 소화제 한알도 얻었다. (총 20분정도 걸렸다. ㅋ) 하지만 수더분하게 미안~ 하면서 주는게 쿨하면서 편했다. 이제 남은시간은 두시간! 자꾸 긴장이 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긴장을 즐기는 것뿐이다. 이제 모스코바에서 상트페테르스부르크를 지나가고 있다.
19:30 이제 지구 반바퀴를 돌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고고씽!! 독일에 대해 알아본다고 고른 책이 빅터 프랑클의 '밤과 안개'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인 한 심리학자의 살아있는 수기였다. 뒷편에는 친절하게 독일 사람들이 저지른 만행이 상세하게 사진까지 나와있었다. 아우슈비츠의 여자들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술작품, 머리가죽으로 만든 전등갓 등 아....독일가기가 갑자기 싫어지고 무서워졌다. 이책은 왠지 최악의 선택 같았다. 독일전범의 사진까지 너무 크게 실려 있어서 급 무서워졌다. -_-
21:00 드디어 헬싱키에 도착했다. 헬싱키 시간은 오후 4시 ^^
4시 55분 베를린 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환전해간 첫 유로를 사용했다. 물품은 Granini 사과쥬스^^, 2.5유로(무려 그때환율로 4000원!!) 그냥 엄청 비싼 500ml짜리 사과쥬스일 뿐이지만, 첫 유로를 써본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 이때는 무엇이든지 설레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갔다. 변기통이 너무 커서 뚜껑을 내릴려고 했는데 이게 뭥미....이게 뚜껑이었다. 엉덩이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해야 했다.
첫 트렌스퍼인만큼 짐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왜이렇게 걱정이 되던지... Info 센터에서 물어보기도 했다. 대답은 당근 YES! ㅋㅋ 그래도 역시 사람이 말해줘야 뭔가 믿어지고 안심이 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평소 시간을 잘 안지켜서 그런지 비행기를 놓칠까봐 너무 걱정이 됐다. 그래도 공항에 왔다간 흔적은 남겨야 되겠다 싶어 공항을 열심히 돌아나녔다. 순록뿔도 팔고, 산타 모형도 팔고, 서서마시는 테이블이 있는 카페, 싱싱카를 타고다니는 직원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비행기 뒤로 보이는 추운나라 표 상록수!! 핀란드라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불안할때는 먼저 가서 기다리는게 최고다. 탑승구 앞에 가서 앉아있었는데, 옆에 한국인 언니(라고 하기엔...엄마같은)가 앉아 있었다. 왠지 인사를 하고 싶어져서 "안녕하세요?" 하고 서는 옆에 앉아 있었다. 같은 비행기를 탄 사람이었고, 베를린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아~ 반가워라. 뭔가 유럽필을 팍팍 풍기는 이 언니는 "혼자 여행하면 좋겠어요. 베를린 펍에 가서 친구도 사귀고 그래요." 라며 얘기해줬다. 음.. 펍 ..친구. 가슴에 메모를 했다. 언니는 베를린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두꺼운 책을 3권정도 들고 읽고 있었다. 멋진 학구파 언니였다.
(이제부터는 현지시간)
7:40 pm AY917편을 타고 베를린-테겔 공항에 내렸다. 각이져 있는 멋진 베를린-테겔공항에 내렸다. 심지어 쓰레기통도 6각형이었다. 신기하게도 입국수속은 없었다. 쿨한 독일.
독일 공항에 내리자 마자 턱이 덜덜 떨렸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긴장이 되었다.
흠,, 짐을 찾아서 홍서범머리를 한 그 언니와 함께 나왔다. 나오자 마자 둘다 화장실이 너무 급했는데, 그 언니가 짐을 맡아 달라고 하면서 먼저 화장실에 다녀 온다고 했다. 이때 난 매우 급했으나, 내게 있는 건 그 트렁크 하나뿐이기에 처음 본 사람에게 맡기고 갈 수는 없었다. 언니는 다행히 화장실에 갔다왔고 나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그 언니에게 트렁크를 맡기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고지식하게 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치만 ..난 원래 그런 성격이니까.
버스 타는 곳 앞에서 홍서범 머리를 한 언니가 버스편을 가르쳐 주었다. 능숙한 독일어로 몇번을 타고 ZOO역으로 가서 S-bahn으로 갈아타면 된다고 했다. 홍서범 머리를 한 언니 넘 고마워요. ^^*
집에서 뽑아온 유스호스텔 약도가 좀 이상했다. 그래도 나는 침착히 S-Bahn을 타고 무사히 도착했다. Nikollase역에 다와서 내릴려고 했으나, 수동으로 밖에 열리지 않는 S-bahn문을 기다리다가 멍청히 다음역에 가고 말았다. 아니 뭐 이런~!! 다행히 앞에 있던 중학생 같은 여학생이 귀여운 영어로 가르쳐 주어서 다시 돌아왔다.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19Kg의 짐을 들고 왔다갔다 했다. 팔 근력이 점점 좋아짐을 느꼈다.)



약도를 보며 돌길을 걸어 호스텔에 도착했다. 한적한 시골같은 이곳. 아~ 이렇게 해는져가고 하루가 다 갔다.
[4월 9일 일기 끝]



덧글
난 니글이 참 재밌다 진짜야~~
나도 이렇게 글 잘 쓰고 싶다 찌니야~~
2009/06/22 09:3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gerbera 2009/06/22 11:31 # 삭제 답글
홍서범 머리를 한 언니와도 사진 한방 찍지 그랬어ㅎ좋았겠다 ~ 근데 이글루 좀 어려워 특히 포토로그ㅎㅎ
(환신)
2009/06/22 13:3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